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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⑰ 메밀음식 전문점 오두산 막국수

입력 : 2015-08-13 10:32:00
수정 : 0000-00-00 00:00:00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메밀을 생각하면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이 구절이 자연스레 습관처럼 스쳐간다. 가슴 저리도록 아름다운 봉평의 달밤 풍경이 떠올라 메밀음식이 애틋해진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그 예부터 메밀은 구황작물로 배고픔을 잊게 해준 착한 서민음식이다. 아련한 메밀향에 구수한 감칠맛이 요즘 같은 복더위에 땀을 저절로 쏘옥 들어가게 하는 제철음식이다. 혈관강화와 피부미용에 좋은 건강음식이기도 하다.

 

 

메밀음식전문점 <오두산 막국수>은 내가 자주 찾는 곳이다. 사시사철마다 손님들이 많고 주말엔 아예 대기표를 받아 기다려야 한다.

 

육수의 비밀

젊은 사장님께 육수의 비밀을 넌지시 물어봤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역시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토박이 이승하 사장님의 외갓집은 대대로 남대문시장에서 설렁탕을 하시고, 그 손맛을 이어 받은 어머님의 육수비결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소 한 마리에서 소머리, 꼬리, 우족을 뺀 나머지 잡뼈를 오랫동안 고와 그냥 그대로 식혀 육수를 사용하다보니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맑고 시원한 육수가 된다. 바쁘다고 진한 육수를 만들어 물을 희석하여 육수 만드는 법은 절대로 없다.

 

아련한 메밀향

또 메밀향도 남다르다. 오래전부터 통메밀을 그대로 제분하는데, 고속으로 빻으면 영양과 향이 날아 갈까봐 멧돌분쇄식(저속)으로 가루를 만들고, 반죽하는 물은 참숯을 하루 정도 넣어 정수한 물로 반죽하여 생면을 만든다. 조리직전까지 메밀의 향을 그대로 담으려고 남다른 노력을 하신다. 향이 짙은 메밀면과 맑은 육수에 과하지 않은 양념으로 잠자던 미각을 살짝 깨우는 무 자극 물메밀국수 맛에 몸도 마음도 행복해진다.

 

 

역시 20년이 넘도록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오두산"의 자부심과 누구든 비싸지 않은 가격에 훌륭한 별미를 맛볼 수 있게 해야 된다는 2대에 걸친 철학 때문인 것 같다.

 

메밀묵과 메밀전은 100% 우리 메밀이다. 녹두전은 우리 녹두만을 사용하며, 돼지 등쪽 기름으로 지지기 때문에 부드럽고 고소하다. 따끈한 메밀떡만두국도 있다. 황태와 표고버섯으로 맛을 낸 육수에 메밀 김치만두와 메밀 고기만두, 쫄깃한 메밀 가래떡을 넣고 끓여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뿐만 아니라 메밀의 모든 게 다 있다. 메밀차, 메밀 껍질 베개, 메밀 비누, 메밀 막걸리 등 모든 게 훌륭하다.

 

허영만 선생님의 식객 12권과 19권의 주인공 이승하 사장님의 이야기를 꼭 읽어보시라! 이곳에서 못다 한 메밀 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메밀음식 전문점 <오두산 막국수>

본점: 파주시 야동동 369-5번지 (문의: 031-944-7022)

통일동산점: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74 통일프라자 101호 (문의:031-941-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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